안녕하세요. 새로고침 인테리어 김진국입니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 서로 기분 좋을 때 계약서를 씁니다. 그래서 대충 넘어가기 쉽습니다. "뭐 그런 것까지 적어요" 하시면서요.
그런데 제가 본 분쟁은 거의 다 말로만 하고 안 적은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기억은 서로 다르게 남거든요. 나쁜 마음이 없어도 그렇습니다.
계약서에 꼭 있어야 할 다섯 가지
1. 공사 범위 — 어디까지 하는가
가장 중요합니다. "전체 리모델링"이라는 다섯 글자로는 부족합니다.
- 어느 방, 어느 공간을 하는지
- 발코니는 포함인지
- 붙박이장은 몇 개인지
- 철거·폐기물·청소가 포함인지
상세 견적서를 계약서에 첨부하고 "본 견적서를 계약의 일부로 한다"고 적으면 깔끔합니다.
2. 자재 사양 — 무엇을 쓰는가
브랜드와 품번, 등급까지 적어야 합니다. "샤시"가 아니라 "영림창호 이중창, 로이 단열유리"처럼요.
이게 없으면 계약 후에 등급이 내려가도 따질 근거가 없습니다. 반대로 저희 입장에서도 "이걸로 하기로 했다"는 증거가 되니 서로에게 좋습니다.
3. 공사 기간과 지연 시 처리
| 적어야 할 것 | 예시 |
|---|---|
| 착공일 | 2026년 O월 O일 |
| 준공 예정일 | 2026년 O월 O일 |
| 지연 사유 제외 | 천재지변, 발주자 요청 변경, 관리사무소 사정 |
| 지연 시 | 1일당 계약금액의 O% 또는 협의 |
특히 입주 일정이 정해져 있는 분은 이 조항을 꼭 챙기셔야 합니다.
4. 대금 지급 조건
일반적인 기준은 이렇습니다.
| 단계 | 비율 | 시점 |
|---|---|---|
| 계약금 | 10% | 계약 시 |
| 중도금 | 70% | 공정 진행에 따라 1~3차 |
| 잔금 | 20% | 준공·검수 후 |
준공 전에 전액을 지급하면 마무리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최소 10~20%는 검수 후 지급으로 남겨두시는 게 서로에게 좋습니다. 저희도 그렇게 하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5. 하자보증 범위와 기간
- 보증 기간 (통상 1~2년, 방수는 더 길게)
- 보증 대상 (시공 하자 / 자재 불량 / 사용 부주의 구분)
- 하자보증보험 가입 여부와 증권 교부
- 연락 방법과 처리 기한
있으면 좋은 특약
표준 계약서에는 없지만, 넣어두면 나중에 편한 조항들입니다.
- 추가 공사 사전 동의 — "계약 외 추가 공사는 서면 또는 문자로 사전 동의 후 진행한다." 이 한 줄이 추가비용 분쟁의 90%를 막습니다.
- 공정 사진 제공 — "시공사는 주요 공정 완료 시 사진을 제공한다." 방수처럼 덮이는 공정은 사진이 유일한 증거입니다.
- 자재 변경 시 정산 — "동등 이상 자재로 변경 시 사전 협의하며, 차액은 정산한다."
- 공사 시간 준수 — "공사는 평일 O시~O시에 진행한다." 이웃 민원을 줄여줍니다.
- 중도 해지 조건 — 드물지만 필요합니다. 기성고(진행된 만큼) 정산 기준을 적어둡니다.
이런 계약서는 피하세요
- A4 한 장짜리 간이 계약서 — 금액과 날짜만 적힌 것
- 견적서 첨부가 없는 계약서 — 범위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 구두 약속이 많은 경우 — "그건 서비스로 해드릴게요"는 반드시 적어달라고 하세요
- 계약금 비율이 30% 넘는 경우 — 이유를 물어보셔야 합니다
- 사업자 정보가 없는 계약서 — 상호·사업자번호·주소·연락처가 있어야 합니다
계약서는 서로를 지킵니다
가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사장님 믿으니까 계약서는 대충 해도 돼요."
고마운 말씀이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계약서는 저를 못 믿어서 쓰는 게 아니라, 서로의 기억을 맞춰두려고 쓰는 것이니까요.
공사는 짧게는 2주, 길게는 두 달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이야기가 오갑니다. "이거 이렇게 해주기로 했잖아요"가 나왔을 때, 종이에 적혀 있으면 다툴 일이 없습니다.
저희는 계약서와 상세 견적서를 함께 드리고, 서명 전에 한 줄씩 같이 읽습니다. 시간이 좀 걸려도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궁금한 조항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설명드리는 게 제 일입니다.